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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헐거워짐에 대하여(詩, 박 상천)
Name   운영자 
헐거워짐에 대하여



     맞는다는 것은

     단순한 폭과 길이가

     같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오늘 아침,

     내 발 사이즈에 맞는

     250밀리 새 구두를 신었는데

     하루종일

     발이 그렇게 불편할 수 없어요, 맞지 않아요.



     맞는다는 것은 사이즈가 같음을 말하는 게 아닌가 봅니다.

     어제까지 신었던 신발은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맞는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 헐거워지는 것인지 모릅니다.

     서로 조금 헐거워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편안해지는 것,

     서로가 서로에게 잘 맞는 게지요.



     이제, 나도 헐거워지고 싶어요

     헌 신발처럼 낡음의 평화를 갖고 싶어요.

     발을 구부리면 함게 구부러지는

     헐거운 신발이 되고 싶어요.



     詩, 박 상천     7대문학상 수상시인 대표작,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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