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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가을풍경2 - 이창호
Name   운영자 
가을풍경2


지금 가을은 심란한 것이다. 단풍나무를 보면 안다. 산 속의 떡갈나무, 그 메마른 표정을 보면 안다. 심장(心腸)같은 잎새 후두두 털어 내는 숲 속으로, 가을은 머리와 가슴을 쥐어뜯으며 왔다. 근심 많은 가을이 걸터앉은 산 어귀는 붉게 물들어간다. 가을은 자신의 가슴팍에서 목이 터져라 울고 있는 벌레들이 불쌍했던 것이다. 자신의 발 밑에서 날개를 비벼대는 벌레들의 처절한 기도를 들어줄 수 없는, 자신이 미웠던 것이다. 가을은 바스락바스락 야위어갔다. 벌레들은 더 큰 소리로 울었다. 그것을 지켜보던 단풍나무의 마음에도 동정심이 싹텄다. 차마 그 둘의 슬픔을 그냥 볼 수 없어 단풍나무도 뒤돌아 서서 그 고운 뺨을 붉게 적시고 있었다. 사람들이여! 고저(高低)의 산 속에 숨어있는 가을의 투명한 몸을 오를 때에는 조심해야한다. 붉은 낙엽들이 쌓인 곳이 있으면 빠지지 않도록 힘껏 뛰어넘어라. 그것은 단풍나무들이 흘린 눈물이 모여 만들어진 비애의 웅덩이이다. 벌레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재빨리 하산하라. 가을의 슬픔이 그 뒤에 도사리고 있음이다

시 : 이 창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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